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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전원합의체, 준강도미수죄 첫인정...종전판례 변경 (2004.11.24.)

  • 2021-10-01
  • 신승태
  •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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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도, 절도미수면 미수죄로 처벌해야
대법원전원합의체, 준강도미수죄 첫인정...종전판례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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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도죄의 기수시기를 기존 판례는 폭행,협박행위기준설의 견해를
취했으나 이번 전합체판결로 절취행위기준설로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절도미수범이 체포를 면탈하기 위해 폭행을 가한 경우 준강도미수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준강도미수죄’가 법원에서 인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형법이 준강도 등의 미수죄 처벌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명문규정을 두지 않아 처벌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 오다 지난 95년 준강도 등의 미수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형법 제342조가 개정된 뒤에도 법원은 여전히 준강도죄로만 처벌, 실제 재판에서 준강도미수죄가 확정된 사례는 없었다.

이번 판결은 범죄자들에게 ‘미수감경’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법원전원합의체(주심 金龍潭 대법관)는 술집에서 양주를 훔치다 발각된 뒤 술집종업원을 폭행, 준강도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에서 준강도미수죄로 인정해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은 김모씨(32)에 대한 상고심(2004도5074) 선고공판에서 18일 준강도죄의 성립을 주장하는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에 대한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해 재물을 탈취하고자 했으나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 자가 강도미수죄로 처벌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도미수범인이 폭행·협박을 가한 경우에도 강도미수에 준하여 처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이라며 “만일 강도죄에 있어서는 재물을 강취해야 기수가 됨에도 불구하고 준강도의 경우에는 폭행·협박을 기준으로 기수와 미수를 결정하게 되면 재물을 절취하지 못한 채 폭행·협박만 가한 경우에도 준강도죄의 기수로 처벌받게 됨으로써 강도미수죄와의 불균형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준강도죄의 입법취지, 강도죄와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준강도죄의 기수여부는 절도행위의 기수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와 달리 절도미수범이 체포를 면탈하기 위해 폭행을 가한 경우 준강도 미수로 볼 수 없다고 한 대법원 64도504, 69도1353 판결 등은 변경하기로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尹載植, 姜信旭, 高鉉哲 대법관은 별개의견을 통해 “절도미수범이 체포면탈 등을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한 경우에 이를 준강도죄의 기수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는 점에 있어서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지만 절취행위의 기수여부만을 기준으로 준강도죄의 기수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다수의견의 견해에는 찬성할 수 없다”며 “폭행·협박행위 또는 절취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미수에 그쳤다면 이는 준강도죄의 미수범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柳志潭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내고 “준강도죄의 주체는 절도이고 여기에는 기수는 물론 형법상 처벌규정이 있는 미수도 포함되는 것이지만, 준강도죄의 기수·미수의 구별은 구성요건적 행위인 폭행 또는 협박이 종료됐는가 하는 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법규정의 문언 및 미수론의 법리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새벽 공범 차모씨와 부산의 한 술집에 들어가 전열장에 있던 시가 1백62만원 상당의 양주 45병을 바구니에 나눠 담던 중 술집종업원들에게 붙잡히자 손을 깨무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었다.